“정비하던 전투기 이젠 조종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정비부사관 출신 신진하 중위
‘철의 여인’ 최지연 중위 보라매로

“제가 정비했던 고등훈련기 T-50을 직접 조종하게 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공군 제1전투비행단 203비행교육대대 신진하 중위(26·사관후보생 123기)는 11일 경북 예천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에서 작전사령관상(2등)을 받았다. 신 중위는 2009년 12월부터 입문→기본→고등의 3단계 조종사 교육과정을 마쳤다. 그는 10월부터 제20전투비행단에 배속돼 추가 훈련을 받은 뒤 KF-16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한다.

신 중위는 항공정비부사관(중사) 출신으로 2001년 공군 항공과학고에 입학해 2004년 졸업 이후 하사로 임관했다. 사관후보생이 되기 전인 2009년 9월까지도 제1전투비행단에서 F-5 전투기와 T-50 고등훈련기의 전기장치를 정비했다.

“정비사로 전문성을 쌓았지만 제 또래 조종사들이 제가 정비한 전투기를 모는 것을 보면서 어느 순간 ‘빨간 마후라’의 꿈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았다. 조종 장교가 되려면 학사 학위를 취득해야 하지만 매주 2, 3일의 야근 때문에 야간대학도 다니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신 중위는 온라인강의로 학점을 취득하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항공정비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수료식에서는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수영과 완전군장 구보, 산악 구보 과정으로 이뤄진 생도 대상 철인경기 여생도 부문에서 우승했던 최지연 중위(24·공사 58기)도 빨간 마후라를 매게 됐다. 최 중위는 남자 생도에게도 벅찬 코스를 1시간 57분 만에 주파해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