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원들 생환 1주년 기념식서 ‘봉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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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개혁 요구 시위대“현정권서 편한생활” 과일 던져

칠레 산호세 광산 생환 광원들이 사고 1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봉변을 당했다.

생환 광원 33명 중 29명은 사고 1주년인 5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 등과 함께 코피아포의 한 성당에서 생환 기념미사를 드린 뒤 생환과정을 재현한 지역 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그러자 개관식에 참석하는 대통령 등을 겨냥해 시위를 벌이려고 모인 공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교사, 수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다른 광원 등이 생환 광원들을 둘러쌌다.

시위대 일부는 생환 광원들에게 “피녜라 정권의 보살핌 아래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오렌지와 사과 등을 던졌으며 작은 돌도 섞여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생환 광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 1700만 달러(약 18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으로 한몫을 챙기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엘 디아리오 등 현지 언론은 “생환 광원들은 사고 피해자”라며 “우리는 33명을 (속물적으로) 판단하는 데만 익숙할 뿐 칠레인이라면 누구나 매일 직면할 수 있는 끔찍하고 비극적인 상황에 놓였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는 경향이 있다”고 시위대의 행동을 비판했다. 69일 동안 지하갱도에 갇혀 있다 생환한 광원들은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건강 악화, 광산 파산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채 고통받고 있다.

▶본보 2일자 27면 참조
1년전 ‘영화 같았던 칠레 광원 33명 생환’… 새드엔딩으로…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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