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4색’ 주한美사령관… “한국사랑은 한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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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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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통역관으로 10년… 김장욱 씨가 본 ‘스타일’

김장욱 씨
김장욱 씨
“사령관들의 리더십과 인품은 각각 달랐지만 한국과 한국 국민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는 한결같았습니다.”

10년 가까이 주한미군사령관의 전속통역관으로 근무한 김장욱 씨(39)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금껏 남의 말만 전달하다 막상 내 얘길 하려니 쑥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주한미군 근무를 마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중앙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김 씨는 공군 통역장교로 입대해 근무하다 2001년 6월 중위로 전역한 뒤 2002년 초 주한미군사령관 전속통역관에 뽑혔다. 당시 토머스 슈워츠 사령관의 지시로
신설된 미 군무원 신분의 전속통역관 1호로 선발된 것.

이후 그는 최근까지 주한미군사령관 4명의 ‘입’으로서 한미동맹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다. 주한미군 감축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간 첨예한 현안을 비롯해 북한의 도발로 초래된 일촉즉발의 위기 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한 지난해가 가장 바쁘고 긴장된 한 해였죠.”

사령관을 그림자처럼 쫓아 새벽부터 밤늦도록 이어지는 행사에서 통역을 하다 보면 끼니를 거르거나 녹초가 될 만큼 힘든 적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반도 방어를 책임지는 한미연합사 최고지휘관의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면서 한미동맹에 기여한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뛰어난 실력과 노력을 인정받아 2006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이후 한미 국방장관회담의 기자회견 통역까지 맡아왔다.

그는 “슈워츠 사령관은 부하에 대한 신뢰, 리언 러포트 사령관은 상대에 대한 배려, 버웰 벨 사령관은 투철한 군인정신, 월터 샤프 사령관은 전략가의 면모를 보여준 지휘관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러포트 사령관은 한국인의 고유한 정(情)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김 씨에게 한국
어 교습을 요청할 만큼 한국 사랑이 각별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 씨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열 살 때까지 살다 귀국했다. 그는 “영어 학습의 왕도는 다독”이라며 유명한 영어 연설문을 통째로 암기할 것을 추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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