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士대출 ‘리빙 도서관’ 3시간은 너무 짧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성균관대, 선배들 경험-지혜 듣는 행사 200여명 학생 참가 성황

‘책이 말한다?’

17일 오후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삼성학술정보관에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 대학이 축제 기간에 마련한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 행사. ‘리빙 라이브러리’란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것처럼 행사에 참여하는 유명인이나 교수 등 ‘사람’을 대출받아 그들로부터 각종 경험과 지혜를 듣는 자리다. 이날 대출된 ‘책’에는 이 대학 김준영 총장,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 박수왕 소셜네트워크 대표, 한 달에 책 30권을 읽었다는 재학생 이지현 씨(23·여·신소재공학과4) 등 2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자신을 대출한 200여 명의 학생과 열띤 대화를 나눴다.

▶본보 9일자 A14면 참조
“○○○교수 빌려주세요”… “대출중입니다”


대학 캠퍼스 정보를 담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청년 창업가인 박 대표는 자신을 대출 신청한 학생들에게 창업 방법, 사업 실패담 등을 생생한 경험을 통해 전달했다. 결국 대출 시간인 20분을 넘겨 ‘대출 연장’을 해야 했다.

이날 가장 많은 학생에게 대출된 사람은 서 교수로 제한 인원 15명의 두 배가 넘는 30여 명에게서 대출 신청을 받았다. 서 교수는 한 남학생이 “교직이수, 복수전공, 영화 촬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뭘 먼저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자 “아직 어리니까 하고 싶은 것을 일단 다 접촉해보고 나서 잘할 수 있는 걸 추려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일에 손을 대면 충분한 경험을 할 수 없는 면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로 20대 때 외국인 대부분이 한국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한국 홍보전문가의 길을 택하게 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김 총장은 “총장이 된 지금도 매 순간 역경을 극복하며 살고 있다”며 “지금처럼 서로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삶에서 다가올 역경을 더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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