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하모닉 부악장 미셸 김 씨, 바이올린 첼로 무료대여 ‘더블스톱 재단’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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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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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어려운 음악 영재들에 꿈 나누는거죠”

미셸 김 뉴욕필하모닉오
케스트라 부악장(오른쪽)
이 21일 열릴 더블스톱재
단 발족기념 콘서트에 앞
서 19일 뉴저지 북부의 한
인 교회에서 중국계 바이
올린 신동 칭위천 양과 연
습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미셸 김 뉴욕필하모닉오 케스트라 부악장(오른쪽) 이 21일 열릴 더블스톱재 단 발족기념 콘서트에 앞 서 19일 뉴저지 북부의 한 인 교회에서 중국계 바이 올린 신동 칭위천 양과 연 습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주변을 둘러보면 재능이 있는데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된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는 음악 영재가 너무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계적 오케스트라 뉴욕필하모닉에서 2001년부터 10년째 부악장을 맡고 있는 미셸 김(김미경·39) 씨.

어릴 적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는 11세였던 1983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던 그는 비싸지는 않았지만 부모가 사준 자신의 첫 바이올린을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생활하기에 빠듯했던 부모님에게 악기를 다시 사달라고 말하기가 죄송했어요. 그런데 바이올린 레슨을 해주시던 선생님께서 추천서를 써주셔서 ‘콜번 재단’이라는 곳에서 악기를 빌려 쓸 수 있었죠.”

김 씨는 이 재단에서 장학금까지 받아 남캘리포니아대 음대를 졸업할 수 있었다. 평소 자신이 받은 걸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던 그는 뉴욕필 재직 10년째를 맞은 올해 행동에 나섰다. 비싼 악기를 구입할 수 없는 어린이 음악가들에게 바이올린과 첼로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더블스톱 재단’을 1월에 세웠다. 21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머킨 콘서트홀에서 열한 살짜리 중국계 미국인 바이올린 신동 칭위천 양 등과 함께 재단 발족기념 기금마련 콘서트를 연다.

그는 “더블스톱은 두 손가락으로 동시에 두 개 음을 눌러 화음을 만드는 바이올린 연주기법”이라며 “서로 도와가며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라며 “더블스톱 재단의 도움을 받는 아이들은 병원, 보육원, 양로원 등에서 무료로 연주하는 사회봉사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재단 설립 전부터 자신이 갖고 있던 바이올린 두 대를 어린 음악도들에게 빌려주고 있다. 그는 이 바이올린의 가격이 ‘집 한 채 또는 고급 승용차 한 대 값’이라고 설명했다. 더블스톱 재단은 앞으로 매년 바이올린과 첼로를 한 대씩 구입해 50대를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에서 기금 마련을 위한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한국에서 올해 첫 공연을 하려 했지만 후원기관을 찾지 못해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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