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보고 오아시스를 떠올리겠지만 비디 아이로 무대에 서는 순간 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비디 아이’라는 새 이름으로 정규 앨범을 내고 5월 내한공연을 하는 앤디 벨, 겜 아처, 크리스 셰록, 리엄
갤러거(왼쪽부터). 소니뮤직 제공
“오아시스 해체 후에도 계속 곡을 만들었어요. 이제 오아시스는 아니지만, 새로운 밴드 이름을 걸고 음반을 낼 만큼 음악들이 멋지다고 생각했죠.”
2009년 기타리스트 노엘 갤러거의 탈퇴로 해체됐던 브릿팝(Brit Pop)의 제왕 ‘오아시스’가 새 이름으로 돌아왔다. 노엘을 제외한 리엄 갤러거, 앤디 벨, 겜 아처가 드러머 크리스 셰록을 영입해 새로운 록밴드 ‘비디 아이(Beady Eye)’를 결성하고 첫 정규 앨범 ‘디퍼런트 기어, 스틸 스피딩’을 냈다.
2006년 오아시스 첫 내한공연에서 3000여 석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두꺼운 한국 팬 층을 확보한 이들이 처음 ‘비디 아이’의 이름으로 5월 15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홀 무대에 선다. 오아시스 시절까지 합해 네 번째 내한공연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기타리스트 벨은 본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노엘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음악을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금 동네 공원에서 개를 산책시켰다는 그의 목소리는 쾌활했다.
“지난해 여름은 런던 날씨답지 않게 매일 화창해 기분 좋게 음반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즉흥성과 에너지를 포착하기 위해 대부분의 곡을 라이브로 녹음했죠. 각각 서너 번 만에 녹음을 마쳤어요.”
오아시스는 1991년 결성 이후 ‘제2의 비틀스’로 불리며 브리티시 팝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로큰롤의 리듬에 팝의 감성과 멜로디를 조화시킨 정규 앨범 7장 모두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3집은 영국 팝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앨범’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핵심 멤버인 노엘과 그의 동생 리엄(보컬)은 사이가 좋지 않았고, 2009년 8월 노엘이 밴드의 인터넷 사이트에 “리엄과 일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린 뒤 팀은 해체됐다.
새 팀이 ‘국민 밴드’로 추앙받았던 오아시스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까. 벨은 “오아시스의 앨범은 노엘이 주도했지만 이번 앨범은 4명이 고루 참여해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비틀스와 롤링스톤스를 기린 ‘비틀스 앤드 스톤스’, 부드러우면서 가슴을 울리는 ‘더 모닝 손’ 등 13곡을 담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오아시스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한결 생생하고 복고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 벨은 리엄이 쓴 ‘더 모닝 손’을 꼽았다. “그 곡은 특히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어요. 감성을 건드리는….”
예전의 ‘오아시스’는 2006년과 2009년 단독 내한공연을 했고 2009년엔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벨은 2009년 4월 내한공연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일제히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팬들의 모습도 소름끼치게 좋았지만, 더 좋았던 부분은 ‘딕 아웃 유어 솔(Soul)’을 ‘딕 아웃 유어 서울(Seoul)’로 바꿔 만든 수건들을 흔들어 보일 때였어요. 전 세계 모든 투어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는 순간 중 하나였어요.(웃음)”
그는 팬들이 앞에 있는 것처럼 말을 건넸다. “우린 한국 팬들이 ‘쿨’하고 ‘열정적’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우리도 ‘쿨’하고… (웃음) 좋은 무대로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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