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편과 사별 1년… 시련 이겨낸 베트남 출신 뚜엔씨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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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줌마로 꿋꿋이 일어설 것”
전남 여수시 신기동에 위치한 다문화식당인 리틀 아시아에서 응우옌티몽뚜엔 씨(가운데)가 딸 김이슬 양(2)을 안고 제부인 심의종 씨 부부(왼쪽), 남편의 죽마고우인 김광철씨(41)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리틀 아시아는 한국 주부로 홀로서기 꿈을 키우는 뚜엔 씨의 첫 직장이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6일 전남 여수시 화정면 화동마을.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응우옌티몽뚜엔 씨(27)가 딸 김이슬 양(2)과 함께 인터넷으로 연결된 화상전화로 친정 식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버지 응우옌탄화 씨(52)와 어머니 부이티남 씨(49) 등은 베트남 빈롱 성 안터이 마을 현지 PC방에서 화상전화로 딸의 안부를 물었다.

뚜엔 씨 옆에는 베트남에서 온 친동생인 응우옌티몽후엔 씨(24)와 그 친구인 정홍터 씨(25)가 있었다. 이들 3명은 모두 안터이 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여수시 화동마을에 가정을 꾸렸다. 베트남 여성 3명의 한국인 남편들도 화동마을에서 나고 자란 40년 죽마고우이다. 이들의 특별한 인연은 뚜엔 씨가 2008년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가면서 이웃들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 준’ 것이 계기가 됐다.

웃음이 넘쳐나던 뚜엔 씨 집에 지난해 9월 큰 시련이 닥쳤다. 여수화학단지 모 공장에서 일하던 남편 김진기 씨(당시 41세)가 지게차 오작동으로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한국에 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한국말과 문화 등 모든 게 서툴렀던 뚜엔 씨에게 남편의 죽음은 엄청난 슬픔과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뚜엔 씨의 제부 심의종 씨(42·회사원)는 “친정 부모들도 사고 직후 처형에게 딸 이슬이를 데리고 베트남 고향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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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씨 부부 등은 일주일에 2, 3번씩 뚜엔 씨를 만나 아픔을 함께했다. 정홍터 씨의 남편 김광철 씨(41·인테리어업체 경영)는 “산업재해 유족연금을 제대로 신청하지 못해 뚜엔 씨가 연금을 받지 못한 것이 항상 마음의 짐”이라며 “이제라도 보상금을 반환하고 유족연금을 신청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뚜엔 씨는 주위의 따듯한 배려 덕분에 슬픔을 이겨내며 한국 아줌마로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연말쯤이면 박윤아라는 예쁜 한국이름도 생긴다. 시어머니 김기점 씨(72)도 평생 모시고 살 생각이다.

그는 올해 6월부터 여수시 신기동에 있는 다문화식당 ‘리틀 아시아’에서 일주일에 이틀 정도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함께 일하는 일본, 중국 이주여성들로부터 각국의 음식 조리법을 배우고 있다. 월급은 50만 원에 불과하지만 몇 년 뒤 자신만의 다문화식당을 여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뚜엔 씨는 “아픔을 이겨내고 딸을 성공한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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