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도 회사원도 유학생도 “손자소원 들어주세요”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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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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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공존시리즈 중 ‘방치되는 조손 가정’ 기사에 후원 문의 밀물

본보 8월 31일자 A10면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3부]방치되는 조손(祖孫)가정 보도 지면.
본보 8월 31일자 A10면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3부]<7>방치되는 조손(祖孫)가정 보도 지면.
“‘국어 영어 수학 학원 보내 달라’는 손자의 소원을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의 도움으로 들어줄 수 있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올 추석은 어느 해보다 풍성하고 마음 따뜻한 명절이 될 것 같네요.”

동아일보가 연재한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 심층시리즈 중 ‘3부 간격은 좁히고, 희망은 키우고-<7>방치되는 조손(祖孫) 가정’ 기사(8월 31일자 A10면)에 소개된 충북 청주의 최성철(가명·75) 할아버지 부부와 조손 가정을 돕겠다는 후원 약속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에 따르면 기사가 나간 이후 이 재단을 통해 최 할아버지 부부를 돕겠다는 지정 기탁금 150만 원이 들어왔다. 매달 30만 원씩 정기적으로 후원하겠다는 독지가도 나왔다. 또 최 할아버지네와 같은 처지의 많은 조손 가정을 돕고 싶다는 전화도 매일 이어지고 있다. 청주사회복지관에서 후원 업무를 맡고 있는 안수정 씨는 “동아일보 보도 이후 전국에서 최 할아버지 가정을 직접 후원하고 싶다는 연락이 꾸준히 오고 있다”며 “일정 부분은 최 할아버지 가정을 후원하고, 나머지는 다른 조손 가정을 찾아 연결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지면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기사를 접한 독자와 누리꾼들도 ‘기사를 보고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거나 ‘물심양면으로 조손 가정을 돕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e메일을 기자에게 보내왔다. 부산에 사는 장유경 씨는 “두 아이의 엄마인데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최 할아버지 연락처를 문의했다. 경남에 사는 김미화 씨(회사원)는 “약소하나마 아이들 옷 사는 데 돈을 보내고 싶다”고 후원 문의를 해왔다.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김예정 씨는 “평범한 주부로 시드니대를 다니는 학생인데 조손 가정 기사를 읽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최 할아버지 부부를 도울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각계각층의 후원이 답지하고 있는 데 대해 최 할아버지는 “도움을 준 많은 분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세상 떠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손자 손녀를 뒷바라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최 할아버지 부부는 충북 청주시에서 아들과 딸이 각각 이혼하면서 맡긴 손자 손녀 3명과 함께 살고 있다. 월 소득은 정부보조금 42만 원과 익명의 후원자가 보내주는 13만 원을 합쳐 55만 원이 전부. 올해 4인 가족 최저생계비 136만3091원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문의 043-253-4493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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