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매일 ‘오늘이 끝’이라 생각하며 춤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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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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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ABT 솔리스트’ 발레리나 서희 씨

“‘발레는 내 운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신기해요. 전 매일매일 오늘을 끝으로 더는 발레를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7월 한국인 최초로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솔리스트가 된 발레리나 서희 씨(24·사진)의 말이다. 왜 그런지를 물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완벽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정말 관두고 싶어요. 그래도 지금은 이런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이게 내 일이구나, 그렇게 받아들여요.”

22일 오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만난 그는 25일 예술의 전당, 27일 울산 울산문화예술회관, 28일 경북 포항 경북학생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해적’과 ‘라 바야데르’의 2인무를 ABT 솔리스트 코리 스턴스와 공연한다. 그는 “코리는 발레단 입단 시기가 나와 비슷하고, 2009년 ‘로미오와 줄리엣’ 첫 주역 데뷔 때도 파트너였다.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친구이자 파트너라 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솔리스트로 승급한 소감을 묻자 “처음에는 무덤덤했다가 나중에서야 ‘내가 정말?’이라고 생각했다”며 “힘들었던 시간이 쌓여 이뤄진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씨는 “발레단 입단 초기 군무에서 줄도 못 맞추던 시절 ‘백조의 호수’의 3인무로 처음 솔리스트 역할을 맡아 부담감과 주변의 질투로 힘들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음악을 들으면 배가 살살 아파올 정도”라고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ABT의 프리마 발레리나들은 대부분 ABT에서 발레단 생활을 시작해 옮겨 다니지 않고 평생 춤을 춘 무용수들이에요. 그런 무용수가 주역을 할 때면 사람들이 ‘조명이 달라 보인다’고 말하거든요. 그런 말을 듣는 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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