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엔 상처 치유 에너지 있어, 생명의 알맹이 ‘산알’서 희망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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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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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새 시집 ‘흰그늘의 산알…’ 출간

1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물파공간갤러리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시집 주제를 설명하는 김지하 시인. 김재명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물파공간갤러리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시집 주제를 설명하는 김지하 시인. 김재명 기자
“신종플루의 대유행, 짐승의 구제역, 아이티 대지진 참사…. 대병겁(大病劫)이 연이어 일어납니다. 매일 매일 죽어가는 시대에 ‘산알’에서 희망을 찾아야 합니다.”

김지하 시인이 새 시집 ‘흰그늘의 산알 소식과 산알의 흰그늘 노래’(천년의시작)를 출간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물파공간갤러리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그는 시집 테마인 ‘산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살아있는 생명의 알맹이’를 가리키는 ‘산알’은 1960년대 북한에서 처형된 생물학자 김봉한의 이론에서 따왔다. 사람의 몸에 수많은 ‘산알’이 있으며 그것을 잇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121편의 짧은 산문과 121편의 시를 통해 인간의 몸에 숨은 에너지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처녀의 미소를 보고 저게 산알이구나 했습니다.” 칭기즈칸에 의해 파괴된 사마르칸트의 상처의 역사 속에서, 그것을 치유해내는 사람의 미소를 가리키는 설명이다.

요즘 젊은 시인들의 작품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쓰라린 허무 체험도 없으면서 스님이 된 것처럼 시를 쓰는 경우도 있더군요. 미래파의 시는 우리 고유 언어의 리듬감을 완전히 무시하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날 행사에는 소설가 김승옥 씨, 시인 이근배 씨, 무용가 이애주 씨, 평론가 임우기 씨, 화가 홍성담 씨,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등 50여 명이 참석해 시집 출간을 축하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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