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희망’이 된 고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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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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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요가 강사… 101세 변호사… 美, 나이 잊은 현역들 화제

CNN머니 5명 대표로 소개



몸에 달라붙는 하얀색 트레이닝복, 늘씬한 몸매와 쭉 뻗은 다리, 느리면서도 힘 있는 손동작…. 미국 뉴욕의 한 요가 교습소에서 수강생들의 자세를 잡아주는 여강사는 언뜻 뒷모습만 보아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강사의 올해 나이는 91세.

타오 포촌린치라는 이름의 이 할머니는 미국 내 최고령 요가 강사로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요가를 가르치면서 400명 이상의 요가 강사를 배출해낸 베테랑이다. 고관절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볼룸댄스를 즐기고, 손목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물구나무서기도 할 수 있었다고 자랑한다.

40, 50대에 직장에서 쫓겨나 퇴직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 나이를 잊고 현직 활동을 하는 ‘슈퍼 고령자’들이 있다. 경제전문 인터넷 언론 CNN머니는 13일 미국의 이런 할머니 할아버지 5명을 대표로 소개했다.

텍사스에 사는 101세의 잭 보든 할아버지는 1936년부터 시작한 변호사 업무를 아직도 하고 있다. 사무실에 서류를 가득 쌓아 놓고 하루 종일 일한다. 그는 “비서가 사무실에 들어와 내가 책상에 엎어져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는 때가 바로 내가 은퇴하는 시점”이라며 일을 하다 인생을 끝마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02세 밀드레스 헬스 할머니는 네브래스카 주 지역 신문 ‘비콘-옵서버’ 기자로 활동 중이다. 남편과 함께 세웠던 이 신문사의 경영권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겼지만 아직도 휠체어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헬스 할머니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취재원이 나보다 먼저 눈을 감아 뉴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94세 플로렌스 클로에 할머니는 17년간 은퇴생활을 즐기다 6년 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서 보내는 삶은 거부한다”면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만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의욕을 보였다. 미시간 주 주청사의 파트타임 직원인 헬렌 한센 할머니도 92세. 그는 “공장과 레스토랑, 세탁소, 호텔 등 일해보지 않은 곳이 없다”며 “직장을 구하는 데 꾸준히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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