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면 작대기라도 짚고 나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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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들 日사죄 촉구 1인시위 100회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사죄와 정당한 배상을 촉구하는 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의 ‘1인 시위’가 24일로 100회를 맞는다. 이 시위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지난해 9월 25일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판매장 개점을 계기로 시작했다.

‘시민모임’ 김희용 대표(51)는 “할머니들의 외로운 투쟁에 힘을 보태려는 시민들의 참여열기가 예상을 넘어 뜨거웠다”며 “그동안 이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매회 9명, 모두 900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100회 시위가 열리는 24일 정오 그동안 이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들을 초청해 조촐한 자축연을 갖기로 했다.

국내외에 큰 파장을 불러온 ‘99엔 소송’의 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79·광주 서구 양동)는 이 시위를 계기로 그동안 ‘위로와 동정’의 대상에서 당당한 투쟁의 중심인물로 전면에 나섰다. 양 할머니는 5회째인 지난해 10월 9일 ‘1인 시위’를 자처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을 움직였다. 혹독한 추위 속에 큰 눈까지 자주 내렸던 이번 겨울에도 양 할머니는 자주 현장에 나와 젊은 시민단체 회원들을 이끌었다. 그는 “날이 새면 오늘은 또 어떤 분들이 나오실까 생각하면 설렘이 앞선다”며 “혹 쓰러지면 작대기라도 짚고 다시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 할머니 등을 돕는 일본인들로 구성된 ‘나고야(名古屋)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는 22일부터 25일까지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중의원 및 참의원, 후생노동성 등을 직접 방문해 ‘99엔 소송’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 할머니와 ‘시민모임’ 관계자 등 5명은 2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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