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고전의 대중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 5개 단체. 왼쪽부터 한국동양철학회 이동희 회장, 한국불교학회 김선근 회장, 한국유교학회 최영진 회장(성균관대 교수), 동양철학연구회 박홍식 부회장, 한국양명학회 김세정 총무이사(충남대 교수). 이권효 기자
“‘논어’ 같은 동양 고전이 어떻게 대중의 생활이 될 수 있을까요.” 동양 사상을 연구하는 국내 5개 학술단체가 동양 고전의 대중 생활화를 위해 ‘합동 고민’을 시작했다. ‘동양 고전(경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주제로 18일 대구 계명대에서 열린 동양철학 연합학술대회의 화두는 대학 연구실 안에 머물고 있는 동양 고전을 세상 밖으로 꺼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연구재단 후원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국동양철학회를 비롯해 한국유교학회, 동양철학연구회, 한국양명학회, 한국불교학회 소속 학자 60여 명은 “대중과 소통이 되지 않는 동양 고전은 무용지물”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발표와 토론을 한 ‘행복 교과서로서 논어’, ‘고전의 지혜로 보는 맹자의 후생(厚生)’, ‘대학의 현대적 재해석’, ‘전습록의 심리치료학적 읽기’ 등은 고전의 대중화를 위한 반성과 전망에 초점이 모아졌다.
학자들은 고전의 콘텐츠가 아무리 소중하더라도 대중에게 쉬운 글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위기감을 보였다. 한국동양철학회 이동희 회장(계명대 윤리학과 교수)은 “동양 고전을 신성불가침의 말씀처럼 지키려고만 하면 오히려 대중과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며 “고전의 메시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표현해내는 과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불교학회 김선근 회장(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도 “자기와 타인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 ‘보살’도 대중의 일상에 접목될 수 있을 때 빛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 고전의 간판 격인 ‘논어’도 ‘보통 사람의 행복교과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논어가 일상의 행복을 위해 살아 숨쉬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양철학연구회 박홍식 부회장(대구한의대 교수)은 “공자는 개개인의 행복 추구를 적극적으로 주장한 최초의 사상가라고 할 만하다”며 “논어에 담긴 공자의 메시지가 대중의 마음과 공유될 때 실질적 가치를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개 연구단체는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고전의 대중 생활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동양의 고전을 한글로 쉽게 풀어 누구나 부담 없이 가까이 할 수 있도록 5개 학회가 힘을 모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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