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지키지 않으면 모두에게 손해… 서로 이해하는 분위기 확산되길”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정진석 추기경 두번째 수필집

“어느 사회든 완벽한 법은 없습니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혼란에 빠져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78)이 수필집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가톨릭출판사)를 최근 출간했다. 1969년 ‘목동의 노래’에 이은 두 번째 수필집이다.

정 추기경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 집무실에서 책 출간과 관련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을 언급하며 “재개발 현장마다 갈등이 발생하는데, 이는 관련법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빨리 해결하려면 입법기관이 나서야 한다”며 “입법기관을 설치하고 특권을 주는데도 그 대우만큼 국민에게 봉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수필집에는 준법정신을 강조하는 내용 외에도 ‘함께하는 사회’ ‘행복한 가정’ ‘달력과 우주의 질서’ 등을 담고 있다.

정 추기경은 이날 한 해를 뒤돌아보며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 추모 열기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김 추기경이 선종하신 뒤 우리 사회에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늘었다.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석가 공자 예수가 위대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인데, 이런 점에서 봐도 김 추기경은 큰어른이었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글의 첫 부분에서 빅뱅 우주론, 물리학의 관점에서 본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짚은 데 대해 “과학을 통해 인간과 우주를 알수록 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며 “책에 소개한 과학적 성과들은 올해 매스컴이 보도한 것을 알기 쉽게 풀어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1961년 사제품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번역서를 포함해 책 30여 권을 냈다. 오전 4시에 일어나 집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글을 쓴다고 한다. 정 추기경은 “책을 내는 게 일종의 취미”라며 “글 쓰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