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군인들이 연필 든 이유는?

  • 입력 2008년 11월 8일 03시 01분


최전방 전선을 지키는 군인들이 밤에는 총 대신 연필을 잡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어 화제다.

경기 파주시 파주읍 봉암리 두원공과대에서 공부하는 육군 모 부대 부사관 36명.

군사분계선에서 직선으로 12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이 대학은 주변에 많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학업을 잇고 싶어 하는 부사관들을 위한 야간 과정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전자, 모바일인터넷 등 2개 과가 운영되고 있으며 월, 화, 목요일 등 주 3일 수업이 진행된다. 대학 측은 정해진 학비에서 40%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주고 있으며 셔틀버스도 제공하고 있다.

6일 오후 8시 학교 실습실에서는 군복을 입은 부사관 학생들이 윤상현 교수의 지도로 액정표시장치(LCD)세정기 앞에서 실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1학년인 정장기(40) 상사는 “밤에 공부하는 게 조금 힘들지만 그토록 꿈꿔왔던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노주성(21) 중사는 “부대에서 배려해준 덕분에 학교에 다니게 된 만큼 근무에 소홀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전방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내년에 더 많은 부사관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새 학과를 개설할 예정이다. 두원공과대의 방효창 행정지원처장은 “전방 지역의 부사관들이 첨단 기술을 배워 국방을 더욱 튼튼히 하는 데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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