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나운서 “찜질방서 땀흘릴 때 진짜 한국온 느낌”

  • 입력 2008년 6월 28일 02시 58분


제1회 2008 서울관광대상 외국 언론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마이니치방송 야기 사키 아나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안내 표지판에 외국어를 병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제공 프레인
제1회 2008 서울관광대상 외국 언론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마이니치방송 야기 사키 아나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안내 표지판에 외국어를 병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제공 프레인
서울관광대상 받는 日 마이니치방송 야기 아나운서

‘좋아요 한국’ 5년째 진행… “한옥 탐방상품 개발 필요”

“용사마 열풍이 지나간 것 같지만 그때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한 일본인의 관심사가 한국 사회 전반으로 넓어졌어요. 단체로 ‘촛불 관광’을 가자는 의견도 있고요.”

일본 마이니치방송(MBS)의 아나운서 야기 사키(30·여) 씨는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이 진화하고 있다”고 한국어로 또렷또렷하게 말했다.

‘좋아요 한국’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5년째 진행한 그가 27일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 3년을 한국에서 다녔고 이후 64차례나 한국을 오갔지만 이번 방문은 특별하다.

‘서울관광대상’ 외국 언론인 부문 수상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이 상은 서울시가 세계적 관광도시로 도약하려고 올해 처음 마련했다.

야기 씨는 한국 관광의 가장 큰 강점으로 ‘미디어와 관광의 접목’을 꼽았다.

“‘대장금’이나 ‘허준’ 같은 인기 사극은 DVD 판매만 늘린 게 아니에요. 드라마가 좋아 서울에 온 일본인은 경복궁과 창덕궁을 즐겨 찾는데 그곳에 묘사된 일본 무사를 보고 임진왜란을 알게 되죠. 광화문 위치를 바꾸는 공사를 왜 하는 건지도 그때 깨달아요.”

그는 서울 북촌 탐방이나 템플 스테이 등 생활 속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어디에 가면 단 며칠이라도 한국 사람처럼 살 수 있느냐’예요. 명동이나 동대문 같은 쇼핑지 중심 관광에서 일상 밀착형 관광으로 바꿀 필요가 있어요. 한국 올 때마다 찜질방을 찾는데 한국 아주머니들과 나란히 앉아 땀을 흘릴 때 진짜 한국에 온 기분이 납니다.”

야기 씨는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사소한 배려가 중요하다며 표지판 문제를 꺼냈다.

“일본 주요 도시에는 길 안내판에 일본어 영어 한국어가 병기돼 있는데 한국에는 일본어는 물론이고 영어를 함께 쓴 표지판도 많지 않아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도 마찬가지고요. 조용히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국에서 사는 기분을 느끼려면 혼자서 길 찾아가는 게 쉬워야 하지 않을까요.”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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