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펑 부인도 깜빡 속은 중국어 실력

  • 입력 2008년 3월 20일 03시 02분


통역관서 통일부장관 4급 보좌관 발탁 여소영 씨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4급)에 여성 외교관 출신 여소영(33·사진) 씨가 발탁됐다.

국립대만대 정치학과와 대학원을 나온 여 보좌관은 1999년 외교통상부에 특채로 들어온 뒤 중국 외교를 담당하는 동북아2과 등에 근무하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중국어 통역을 담당했다. 2004년부터는 주중대사관에서 근무하며 통역, 영사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이때 주중대사였던 김 장관은 여 보좌관의 어학 실력을 높이 사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여 보좌관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외교부의 외국어능력시험 1급 획득자. 영어, 일본어 등 모든 외국어를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다.

2003년 중국 지방 고위 인사들이 단체로 노 전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한 인사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중국 고어(古語) 투로 ‘자작시’를 읊었으나 여 보좌관은 앞뒤 문맥과 분위기에 맞춰 무리 없이 통역을 마쳤다고 한다. 리펑(李鵬)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부인이 방한했을 때 여 보좌관을 중국대사관 직원인 줄 알고 이것저것 부탁하다가 한국 외교관임을 알고 뒤늦게 사과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주중대사 시절 김 장관을 가까이서 보좌한 만큼 김 장관의 생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여 보좌관이 통일부와 외교부 간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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