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염치읍에 사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애너벨 노살(29) 씨. 그는 요즘 직접 운전해 딸(5)을 아산시내에 있는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태워 오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지난달 중순 아산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의 도움으로 운전면허를 땄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아산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드라이빙 클래스)’을 연 것은 5월.
고학곤 아산경찰서장은 “이주여성들은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도 학원비가 비싸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았고, 돈이 있어도 마땅한 교재나 학원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이 교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첫 강습에는 충남지역의 이주여성 31명이 몰렸다.
10차례 강습을 받은 끝에 7월 24일 학과 시험에서 필리핀 태국 네팔 등에서 온 이주여성 14명이 학과시험에 합격했다. 이 중 8명은 주행시험까지 통과해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최근 외국인인권보호센터는 이주여성들을 위해 영문 학과시험 문제집을 자체 제작했으며 한글반 영어반 외에 베트남어반도 추가로 열었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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