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들 “운전면허 꿈만 같아요”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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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경찰서에서 운전면허증을 받고 기뻐하는 이주여성들과 외국인인권보호센터 직원들.
충남 아산경찰서에서 운전면허증을 받고 기뻐하는 이주여성들과 외국인인권보호센터 직원들.
아산경찰서, 언어별 드라이빙스쿨 운영 8명 합격 도와

충남 아산시 염치읍에 사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애너벨 노살(29) 씨. 그는 요즘 직접 운전해 딸(5)을 아산시내에 있는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태워 오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지난달 중순 아산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의 도움으로 운전면허를 땄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아산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드라이빙 클래스)’을 연 것은 5월.

고학곤 아산경찰서장은 “이주여성들은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도 학원비가 비싸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았고, 돈이 있어도 마땅한 교재나 학원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이 교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첫 강습에는 충남지역의 이주여성 31명이 몰렸다.

10차례 강습을 받은 끝에 7월 24일 학과 시험에서 필리핀 태국 네팔 등에서 온 이주여성 14명이 학과시험에 합격했다. 이 중 8명은 주행시험까지 통과해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최근 외국인인권보호센터는 이주여성들을 위해 영문 학과시험 문제집을 자체 제작했으며 한글반 영어반 외에 베트남어반도 추가로 열었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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