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반영해 장애인 차별벽 깨겠다”

  • 입력 2007년 9월 22일 02시 42분


“인권 현장의 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3년 임기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 21일 취임하는 최경숙(41·사진) 씨는 인권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애인 상임위원이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여러 장애인 단체가 저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큰 만큼 책임감도 무겁습니다. 외부에서 인권위를 보면서 느꼈던 아쉬운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는 데 힘쓰겠습니다.”

1998년 부산여성장애인연대를 만들고 2001년 전국 최초로 장애인 성폭력상담소를 만드는 등 활발한 여성장애인운동을 펼쳐온 최 씨는 3세 때 소아마비를 앓은 지체장애 3급 장애인이다.

1989년 충북 청주대 건축공학과를 나온 그는 졸업과 함께 장애인의 벽을 실감했다고 한다.

“건축회사 여러 곳에 원서를 넣었지만 받아주는 회사가 없었습니다. 학교 교수님도 제게 진로조차 묻지 않으시더군요. 그때 처음으로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높은 벽을 실감했습니다.”

최 씨는 11일 국회에서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확정된 후 장애인단체들과의 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장애인단체들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며 인권위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꺼번에 장애인 정책을 모두 뜯어고치기는 힘듭니다. 장애인단체들과 계속 대화하면서 장애인 권익보호 정책이 조금씩 우리 사회에서 자리를 넓혀갈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 제가 할 일이겠지요.”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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