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들이라도 왔으니…” 故윤장호 하사 집 위문

  • 입력 2007년 4월 4일 03시 01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 씨(오른쪽)가 3일 다산부대장인 이인희 대령의 위로를 받고 있다. 신원건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 씨(오른쪽)가 3일 다산부대장인 이인희 대령의 위로를 받고 있다. 신원건 기자
“살아 돌아왔으면 우리와 재밌게 살 텐데….”

2월 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65) 씨는 8명의 손님을 기다리던 중 한숨을 쉬며 말했다.

3일 오전 10시 반, 윤 하사와 함께 근무했던 다산부대 장병 8명이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윤 하사의 집을 찾았다.

한국군 지원단장 겸 다산부대장인 이인희 대령은 “출국 전 환송식에 오신 부모님들께 부대원을 안전하게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는데 한 명을 못 데리고 와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산부대의 현지 명칭을 윤 하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캠프 윤’으로 바꾸고 부대 입구에 윤 하사의 사진과 현판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8명의 장병과 차례로 인사하던 윤 씨는 “마치 아들 같다”며 윤 하사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유성관(22) 상병의 손을 꼭 붙잡았다.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와 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유 상병의 등을 쓰다듬는 윤 씨의 손은 몹시 떨렸다.

윤 씨는 “장병과 국민이 아들의 죽음을 애도해 줘서 고맙다”며 “아들의 죽음이 나무에 많은 열매를 맺게 하는 하나의 밀알이 돼 우리나라와 세계 평화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윤 씨와 장병들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는 동안 어머니 이창희(59) 씨는 아무 말 없이 부엌에서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가셔서 함께 말씀 나누시라”는 말에 이 씨는 “(장병들과) 말을 하게 되면 눈물이 나올까봐…”라며 말끝을 흐렸다.

윤 하사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한 다산부대 8진과 동의부대 10진 204명은 이날 새벽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오후 4시 경기 성남시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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