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에 다시 이룬‘교단의 꿈’…김옥하씨 18대1 경쟁뚫고 합격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6분


50대 주부가 교사 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중년의 힘’을 과시한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주부 김옥하(52·사진) 씨. 김 씨는 최근 경기도 중등임용고사 가정과 교사직에서 18.4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연령 제한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먹었어요. 인생은 50부터잖아요.”

그렇게 결심을 굳힌 김 씨는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시험 과목도 훨씬 많아졌고, 시험 방식도 복잡해져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젊은 학생들이 2∼3년 공부해도 어렵다는데 1년 만에 붙을 수 있을까 조바심도 났다.

“나이가 들어선지 무얼 암기해도 돌아서면 까먹어요. 정말 속상했죠.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까먹기 전에 또 외우자고 생각했어요.”

아침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하루 15∼16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공부했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도 재생 속도를 높여서 일주일 분을 하루 만에 듣기를 몇 번씩 반복했다. 남편과 자녀들은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었다.

김 씨는 교직 생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1977년부터 10년간 중고교에서 가정과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자녀 양육 때문에 교편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인성이 메마른 요즘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데 무엇이 꼭 필요한지 가르쳐주고 싶어요. 늙은 선생님이라 실력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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