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 첫 외국인 교수

  • 입력 2007년 1월 14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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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연대의 첫 외국인 교수가 올해 봄 학기부터 강단에 선다.

주인공은 한국 생태계 사랑이 남다른 폴란드 출신 표트르 그제고쉬 야브원스키(48) 교수.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28일 학장단회의를 거쳐 표트르 씨를 자연대 생명공학부 전임교원(부교수)으로 임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대 자연대는 이번 달 4일 표트르 씨의 임용을 공문으로 전달 받아 3월에 첫 외국인 교수를 맞이할 준비 중이다. 그는 이화여대 대학원 에코과학부 '행동 및 생태 연구실' 연구원이자 동물행동생태학 전문가로 신경생물학과 접목된 동물인지생태학을 연구하고 있다.

표트르 씨가 한국과 사랑에 빠진 것은 2004년 유럽에서 열린 생태학회에서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의 제자였던 한국인 아내를 만나면서부터. 그는 다음해 한국에서 사랑을 키우다 결혼식을 치르고 한국에 터전을 잡았다.

주로 미국에서 연구활동을 활발히 한 표트르 씨는 한국 생태계를 연구할 결심으로 2004년 폴란드에서 받은 대학교수자격증(Habilitation·독일, 폴란드에서 대학교수가 될 수 있는 자격증)도 남겨두고 한국에 눌러 앉았다.

그의 주된 관심은 한국에 서식하는 소금쟁이의 행태와 행동. 이와 함께 비무장지대의 두루미와 까치 등 다양한 조류와 곤충에도 빠져들어 연구 중으로 조류 연구영역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표트르 씨는 주변 동료들에게 "한국에 있는 동물들과 관련해 더 좋은 프로젝트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는 했다.

표트르 씨가 서울대 출신 교수 후보 3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 생태계에 대한 학문적 열정과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참여한 연구 경력 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명과학부 강사욱 학부장은 "표트르 씨는 자신의 연구 프로젝트를 교육과 긴밀히 연계하겠다는 치밀한 교육계획을 제시했다"며 "서울대가 국제화를 지향하려면 외국인 교수의 강의가 꼭 필요하고 표트르 씨의 뛰어난 연구업적과 실력이 인정돼 임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표트르 교수와 같은 외국인 교수 임용이 확대되면 '순혈주의', '학문 동종교배'란 지적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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