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날린 슛~’… 성지高 대안학교론 첫 축구부 창단

  • 입력 2006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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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창단식을 한 성지고 축구부 선수들이 서울 강서구 우장산 인조잔디구장에서 시범경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성지고
12일 창단식을 한 성지고 축구부 선수들이 서울 강서구 우장산 인조잔디구장에서 시범경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성지고
만학도와 소외 청소년들의 보금자리인 성지고가 국내 대안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축구부를 만들었다.

성지고는 신진원 감독과 창단멤버인 23명의 선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강서구민회관에서 축구부 창단식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성지고 관계자는 “전국을 뜨겁게 달군 2006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구성원 모두가 하나임을 느낄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축구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지고 선수들이 밝힌 1차 목표는 이달 말까지 선수 7명을 추가로 영입해 9월 열리는 전국고교청년기대회서 4강에 오르는 것.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선수들은 매일 수업을 마친 뒤 3시간 동안 체력훈련과 미니게임 등 고강도 훈련을 할 계획이다.

신 감독은 대학 시절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으며 1997년 신생팀 대전 시티즌에 입단했으나 이듬해인 1998년 12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선수 생활을 접었다. 지난해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올해 2월 사실상 재계약을 거부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선수들 중에도 어려운 집안 형편 등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 하기 힘들었거나 아예 선수 생활을 그만뒀던 학생이 많다. 이들은 “한때 축구를 다시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좌절했지만 마음껏 공을 찰 수 있는 곳을 찾았기에 죽기 살기로 연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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