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이사장 최만린 교수 “작품 만들듯 예술인마을 조성”

  • 입력 2006년 3월 22일 03시 00분


파주=이동영 기자
파주=이동영 기자
경기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예술인마을 ‘헤이리’는 각 분야의 예술인 350명이 주거와 창작을 함께하기 위해 조성 중인 이색 공간이다.

1994년부터 조성이 추진돼 2000년에 착공한 이후 지금까지 예술인 80명 몫의 건축물이 완공됐고 130여 개의 건물이 세워지고 있다.

마을 조성을 처음으로 구상한 한길사 김언호(金彦鎬)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근 헤이리 2대 이사장에 취임한 서울대 미대 최만린(崔滿麟·71·사진) 명예교수는 “100년을 내다보는 마음으로 헤이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이리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예술 작품을 만들고 통일 시대에는 북한과의 교류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 회원의 이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변압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혼기의 원로 예술인과 장년층, 이제 예술인으로 발걸음을 뗀 젊은층 등 각 세대가 공존하기 때문에 이들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15만 평에 자리 잡은 ‘헤이리’의 이름은 ‘어 허허허 허허이 허허야 헤헤이 헤, 헤이리’라고 불리는 파주 농요(農謠)에서 따왔다. 회원들이 각자의 건축비를 부담하고 공동 경비는 나눠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미 미술계 인사로는 백순실 전광영 임옥상 화백 등이, 음악계에서는 양성원 연세대 교수, 조민정 스페인 왕립오케스트라 부악장, 서현석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등이 자리를 잡았다. 영화계에서는 강우석 강제규 김기덕 박찬욱 감독이 터를 잡았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송인길 국립국악원 예술감독, 김정희 극연출가, 소설가 윤후명 박범신 씨, 방송인 황인용 씨 등도 일반에 친숙한 헤이리 회원들이다.

헤이리에는 음악 미술 영화 소설 무용 등 저마다의 문화 영역에서 활동하는 회원이 모인 데다 수익을 내기 위한 상업시설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는 최대공약수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가족 성당의 건축 과정을 빗대 설명했다.

“작업차 그곳에 가서 물어보니 ‘100년 동안 짓고 있는 중’이라고 답하기에 언제 완공되느냐고 물었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100년은 더 걸리지 않겠느냐’고 답해 무척 놀랐죠. 100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헤이리가 튼튼한 뿌리를 내리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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