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부대장이 ‘암행 입소’ 실태 체험후 불만사항 즉각시정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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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자신이 지휘하는 예하 부대의 예비군 훈련에 ‘암행 입소’한 신만택 연대장(가운데 안경 낀 사람). 신 대령이 이날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을 때의 사진을 연대 간부가 몰래 촬영한 것이다. 사진 제공 육군
7일 자신이 지휘하는 예하 부대의 예비군 훈련에 ‘암행 입소’한 신만택 연대장(가운데 안경 낀 사람). 신 대령이 이날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을 때의 사진을 연대 간부가 몰래 촬영한 것이다. 사진 제공 육군
한 예비군 훈련부대의 연대장이 신분을 숨긴 채 자신이 지휘하는 예하 부대의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해 10월 말 육군 55사단 예하의 예비군 훈련부대장으로 배속된 신만택(48·육사 38기) 대령은 예비군 훈련 실태와 불편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7일 예하부대의 훈련에 입소했다.

주로 전방 전투부대에서 근무한 신 대령은 이날 예비군복 차림으로 ‘진짜 예비군’들 틈에 끼여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입소식과 오전 훈련에 참가해 예비군들의 불편을 꼼꼼히 파악했다.

신 대령이 찾은 훈련장은 외진 곳에 위치해 버스에서 내려 50분을 걸어야 하고 부대 앞까지 가는 마을버스도 배차 간격이 50분이 넘어 예비군들의 불만이 큰 편이었다.

훈련을 마친 뒤 신 대령은 즉각 버스회사 경영진을 만나 배차 간격을 조절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마을버스 요금도 절반 깎아주도록 요구해 관철시켰다. 또 훈련장 급식도 김치가 부족해 밥이 남는다는 판단에 따라 계약을 담당하는 복지단과 협의해 반찬 양을 조절하도록 했다.

특히 참가 예비군들이 같은 훈련을 반복하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실전 위주의 훈련에 더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도 수확이었다고 신 대령은 설명했다.

신 대령은 “이번 활동을 통해 불편과 불만사항을 최소화하면서 예비군의 눈높이에 맞춘 훈련을 실시한다면 예비군이 현역 못지않은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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