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이어 하늘 지키는 ‘빨간 마후라’…공군 박인철 중위

  • 입력 2006년 2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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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에서 박인철 중위(오른쪽)에게 어머니가 ‘빨간 마후라’를 매어 주고 있다. 사진 제공 공군
2일 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에서 박인철 중위(오른쪽)에게 어머니가 ‘빨간 마후라’를 매어 주고 있다. 사진 제공 공군
“아버님이 지키시던 하늘을 이제부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2일 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교육 수료식. 동료들과 함께 꿈에도 그리던 ‘빨간 마후라’를 목에 건 박인철(朴仁哲·27·공사 52기) 중위의 감회는 남다르다.

박 중위의 부친인 고(故)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은 1984년 F-4E 전투기를 타고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릿에 참가했다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다.

당시 다섯 살로 아버지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했던 박 중위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조종복 차림의 빛바랜 사진과 희미한 기억이 전부였다. “사춘기 때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아버지 대신 어머니를 모시며 살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에 대한 박 중위의 감정은 ‘빨간 마후라’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졌고 결국 재수까지 하며 1999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박 중위는 4년간의 생도생활을 마친 뒤 2004년 항공실습과정을 시작으로 기본과정, 고등과정에 이르는 1년 8개월의 비행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 조종사를 의미하는 ‘빨간 마후라’와 조종흉장을 받았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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