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亞日報 선정 2005올해의 인물]산악그랜드슬램 박영석씨

  • 입력 2005년 12월 3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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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몰라도 된다. 다만 세계가 한국인이 이 일을 해냈다고 기억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산악인 박영석(朴英碩·42·골드윈코리아 이사) 씨가 5월 1일 오전 북위 90도 북극점에 도달한 뒤 말한 첫 소감이다.

박 씨는 이날 북극점 도달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와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및 지구 3극점(남북 극점과 에베레스트) 도달을 모두 이뤄 내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히말라야 14좌 최초의 완등자인 라인홀트 메스너(62·이탈리아)도 3번이나 도전했다가 북극점 실패로 포기한 산악 그랜드슬램을 한국인이 인류 최초로 해 낸 것이다. 산악 탐험 전문 인터넷 사이트 ‘에베레스트뉴스닷컴(www.everestnews.com)’은 한 달여 동안 박 씨의 탐험 일정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쳐 6월 9일 ‘박영석이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인간이 됐다’고 대서특필했다.

1989년 히말라야 랑시샤리2봉(6427m)을 시작으로 산악 탐험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박 씨에게 항상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히말라야 원정을 31번이나 떠나 겨우 18번 성공했다.

하지만 그에게 포기란 없었다.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그의 신조이기 때문이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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