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홀인원 2차례 기네스북 기록 홍임선 감독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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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골프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홍임선 씨는 홀인원을 한 라운드에서 2차례나 기록한 유일한 여성 골퍼다.
마카오 골프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홍임선 씨는 홀인원을 한 라운드에서 2차례나 기록한 유일한 여성 골퍼다.
‘마카오판 쿨러닝(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을 기억하는가.

3년 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마카오 골프대표팀은 웬만한 아마추어도 하는 보기 플레이(90타)에도 못 미치는 평균 타수 96타의 성적을 내 화제를 모았다. 다른 선수에 비해 20타 이상의 차이가 나 순위는 당연히 16개 출전국 중 꼴찌.

당시 마카오팀의 감독은 한국인 여성 홍임선(소냐 오수기·53) 씨. 169cm의 큰 키에 모델에 버금가는 미모로 눈길을 끌었던 그를 제4회 동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마카오에서 다시 만났다.

현재도 마카오팀을 지도하고 있는 홍 씨는 “부산에 갔던 4명의 마카오 선수는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순수 동호인들이다. 그래도 다들 70대 초반의 실력은 되는데 국제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아시아드GC의 코스가 너무 좁고 어려워 제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페르난데스란 선수는 1라운드 2번홀(파4)에서 티샷 OB만 7개를 내며 19타 만에 간신히 홀아웃했고 막내였던 대학생 시니치는 빗속에서 치러진 마지막 라운드에서 112타를 치기도 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모델과 캐세이항공 승무원 등으로 일했고 일본계 미국인 3세와 결혼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홍 씨는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 1995년 중국 중산의 핫스프링CC에서 남들은 일생에 한 번도 어렵다는 홀인원을 1라운드에서 2개나 한 유일한 여성(남성은 4명) 골퍼다.

30대 중반에야 골프를 배워 당시 핸디캡은 24. “그때 목을 다쳐 헤드업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었던 게 행운을 잡은 원인이 됐다”는 게 홍 씨의 설명. 인구 45만 명에 골프 인구가 1000여 명에 불과한 마카오에선 하나밖에 없는 마카오GC의 6년 연속 클럽 챔피언을 지낸 현재 핸디캡은 7로 79타다.

조선왕조 공주의 후손이라고 밝힌 홍 씨의 생가는 서울 종로구 궁정동 22. 부친은 은행장을 지냈다고 한다.

홍 씨는 “다시 한 번 대회에 나가면 잘해 볼 자신이 있는데 이번 동아시아대회에는 골프가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마카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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