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윤여훈군 간경화 아버지에 간이식

  • 입력 2005년 10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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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 복수(腹水)가 안 차니까 좋아요?”

간 이식 수술 엿새 만인 12일 의식을 찾은 아버지(47)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 준 윤여훈(17·인천 연수고 2년·사진) 군이 건넨 첫마디다. 윤 군은 자신의 간 3분의 2를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을 6일 마친 뒤 휴게실에서 아버지를 처음 만났다.

“그래.”

아버지의 대답은 짧았지만 윤 군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수술 이후 한동안 회복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탓에 긴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15년간 간경화로 고생해 오던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돼 수술이 불가피해지자 막내 윤 군이 조직검사를 자청했다. 윤 군은 “지난해 아빠가 병원에 복수를 뽑아내러 갔을 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내 간 떼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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