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편견과 겨뤄보고 싶어요”…전국장애학생 직업기능대회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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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장애학생직업기능발표대회 도자기 부문에 참여한 한 학생이 자로 자신의 작품을 세밀히 측정해 가며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21일 전국장애학생직업기능발표대회 도자기 부문에 참여한 한 학생이 자로 자신의 작품을 세밀히 측정해 가며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 사장이 되고 싶어요.” 전문 직업인의 꿈을 품은 장애 학생들이 20, 21일 이틀간 부산 혜성학교와 혜남학교에서 열린 ‘전국 장애학생직업기능발표대회’에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동아일보사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와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하며, 동아꿈나무재단이 후원한 이 대회에는 전국 95개 특수학교 학생 596명이 참가했다.

대회 종목은 목공 종이공작 앵글조립 재봉 도예 워드프로세서 등 24개.

참가 학생들은 비록 손놀림은 느리지만 비장애인 못지않은 꼼꼼한 솜씨로 작품을 완성해 심사위원과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전국장애학생직업기능발표대회 워드프로세서 부문에 참여한 유연철 군(15)이 21일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며 실력을 뽐내고 있다.

워드프로세서 종목에 출전한 지체장애1급 유연철(15·광주 은혜학교 중학부 3년) 군은 선천적으로 뼈가 약해 어릴 때는 혼자 걷지도 못했지만 컴퓨터 앞에선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1분에 700타를 친다는 유 군은 “열심히 공부해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며 “사회의 편견만 없다면 장애인들의 사회 진출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공작에서 멋진 솜씨로 꽃무늬 가방을 만든 정신지체2급 김대권(14·제주 영송학교 중학부 2년) 군은 “내 꿈은 비밀인데…”라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동차회사 사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 이유훈(李裕勳) 특수교육정책과장은 “산업구조가 과거와 크게 달라져 장애인의 직업교육도 혁신이 필요하다”라며 “장애인 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의 관심과 배려”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 김영식(金永植) 차관과 부산시교육청 이원근(李元根) 부교육감,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김석준(金錫俊) 위원장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대회장을 방문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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