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현씨“시각장애인과 인사할땐 이름 먼저 밝혀야”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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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은 시각장애인들의 복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흰 지팡이의 날’이다.

대구 점자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 교육을 맡고 있는 시각장애인인 조남현(29·사진) 씨는 이날을 앞두고 시각장애인을 일상에서 돕는 올바른 방법들을 알려주는 책 ‘함께 보면 보여요’(황금가지)를 펴냈다. 국내의 시각장애인은 약 18만 명이나 되지만 이들을 배려하는 방법이 표준화된 지침서로 정리돼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 시력이 원인 모르게 급속도로 나빠져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됐지만 나사렛대 신학과와 성결대 사회복지학과를 차례차례 졸업했다. 그는 “대학시절 친구들이 강의 내용을 녹음해주는 등 도움을 많이 줬다. 주위에서 조금씩 도와주면 시각장애인의 능력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타자 친 내용을 읽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조 씨는 우선 “정안인(正眼人·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이 거리에서 안내견을 봤을 때 대견하다고 해서 먹을 걸 주거나 쓰다듬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안내견은 정해진 시간에만 먹이를 먹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에 먹이를 주면 스트레스를 느끼는 데다 자칫 먹이를 따라 움직일 경우 시각장애인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알고 지내는 시각장애인과 인사할 때라도 자기 이름을 밝히는 것이 이해를 돕는 방법. 조 씨는 “시각장애인과 이야기할 때 시각적인 소재를 피하려 하지 말고 노을이 아름답다면 어떻게 아름다운지 설명해주는 편이 좋다”고 귀띔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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