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시험관아기 천의 씨“튼튼하게 자라 군대 갑니다”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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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천의 씨가 군 입대를 하루 앞둔 21일 경기 안양시 자택에서 자신이 태어날 때 의료진과 부모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안양=안철민 기자
국내 최초로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천의 씨가 군 입대를 하루 앞둔 21일 경기 안양시 자택에서 자신이 태어날 때 의료진과 부모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안양=안철민 기자
국내 시험관아기 1호가 입대한다.

1985년 서울대 장윤석(張潤錫·74·현 서울대 명예교수) 교수팀에 의해 국내 최초로 태어난 시험관 아기 천의(千義·21·장안대 2년 휴학·경기 안양시 안양1동) 씨가 주인공. 그가 22일 경기 의정부시 306보충대에 입소해 2년간 군 생활을 하게 된다.

천 씨는 누나(21·대학 2년)와 함께 천근엽(千根葉·52), 서정숙(徐正淑·49·여) 씨 사이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다.

시험관 아기는 1978년 영국에서 처음 성공한 이후 7년 만에 국내에서 성공한 것으로 당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어머니 서 씨는 “결혼한 지 3년이 지나서도 아기가 생기지 않아 시험관 시술을 하게 됐는데 운 좋게도 첫 번째 시술에 성공해 아이들을 얻었다”며 “벌써 어른이 돼 국방의 의무를 하게 됐으니 대견하다”고 말했다.

입대를 앞둔 천 씨는 “중학교 때 시험관 아기라는 사실을 알았으나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 씨는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주위에서도 시험관 아기라는 사실을 몰랐으나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성년의 날’ 공익광고 모델로 나서면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 교수는 “1983년부터 서울대 불임클리닉을 운영하며 40여 차례에 걸쳐 시험관 시술을 했으나 계속 실패하다 천 씨 부부가 처음 성공한 경우”라며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덧 그 아기가 커서 군에 간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시험관 시술은 난자와 정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수정 및 배양시킨 뒤 다시 자궁 안으로 넣어 임신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안양=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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