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릴라’ 전재익씨 “스물, 잔치는 시작됐다”

  • 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39분


그는 17세에 인터넷 사업가가 됐고 19세에 e비즈니스 전문 강사가 됐다. 대학생은 오히려 1년 재수 끝에 20세에야 됐다.

가방 전문 인터넷 쇼핑몰 백셀(www.bagsell.com)의 대표,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업체 ‘크림소프트’의 마케팅 팀장, 건양대 창업특강의 공동강사, 실업계 고교생의 현장교육소인 비즈쿨(Bizchool)의 강사….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도 바쁜 스무살의 나이에 그는 참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다.

최근 인터넷 1인 사업 성공기를 모아 출판된 책 ‘나, 인터넷에 가게 차렸어!’에 등장하는 41명 중 가장 젊은 주인공 전재익(全載益·20·서울 성북구 정릉동)씨. 7종류의 유명가방을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할인 판매하는 백셀의 한 달 매출은 1000만원. 순수입은 월 200만원 안팎이다. 언뜻 큰돈벌이로 보이질 않는다.

“국내 개인 인터넷 쇼핑사업체 중 한 달 수익이 한푼도 없는 곳이 88%입니다. 또 한 달 매출이 1000만원 이상 되는 곳은 2%에 불과해요.”

그가 백셀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3시간. 4년째 인터넷 비즈니스를 운영한 풍부한 경험을 살려 각종 인터넷사업의 컨설턴트로서도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크림소프트’에서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준 업체가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고 매달 지불하는 홈페이지 사용액의 일정 부분을 가져간다.

대전 출신인 그가 이 같은 사업에 뛰어든 것은 고교 2학년 때. 스노보드를 탈 용돈을 스스로 벌자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인생의 ‘사부(師父)’로 꼽는 미국 교포 2세 출신의 친한 형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라. 단,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게 계기가 됐다.

주변에서는 학생이 공부하지 않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다고 말렸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실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뺏긴 것도 아니거든요. 남들이 놀 때 장사를 한 것뿐이에요. 부모님도 믿어주셨고요.”

그에게 장사는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놀이이고 인생공부다. 인터넷 사업이라니까 컴퓨터 앞에 엉덩이만 붙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그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어쩌면 ‘인터넷 게릴라’라는 호칭이 그만큼 딱 어울릴 사람도 드물 듯하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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