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화장품도 안맞으면 버려야"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9시 01분


“피부가 외모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가끔 피부과 중독증에 걸린 환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부작용이 생겼는 데도 비싼 화장품이라 아깝다고 계속 쓰다가 피부를 망친 사람도 있어요. 아름다운 피부를 갖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값비싼 화장품이나 일류 의사도 아닙니다. 정확한 정보와 지식만큼 가장 확실한 피부 미용법은 없지요.”

피부과 전문의 정혜신씨(34·청담이지함피부과 원장·사진)는 자신이 의사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고급 브랜드의 화장품이나 피부과병원에 대한 편견 등을 솔직하게 얘기한다. 무조건 화장품이나 병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피부는 스스로 파악해 그 피부에 맞는 길을 선택하는 ‘피부독립권’을 쟁취하자는 게 그의 주장.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의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빼어난 미모와 편안한 말솜씨, 맛깔스러운 글솜씨를 바탕으로 신문 잡지의 칼럼리스트, 케이블 TV 프로그램 진행자 등으로 맹활약 중이다. 최근엔 ‘피부에 말을 거는 여자 DR.정혜신’(소담)이란 책까지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올바른 피부관리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꼼꼼하게 짚어준다. 특히 피부노화를 늦추고 싶다면 남녀노소 막론하고 외출시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 피부노화 진행에 자외선이 한몫을 하기 때문.

아울러 그는 명품 화장품이면 무조건 다 좋다고 믿는 요즘 풍토도 꼬집었다. 그가 귀띔하는 화장품 고르는 ‘똑똑한 기준’은 △화장품은 비싸거나 싸거나 거기서 거기다 △기적의 화장품은 없다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되지 않는다 △신상품에 속지 않는다 △화장품의 성분에 대해 늘 공부한다 등.

피부엔 너무 과도하게 씻고 바르는 것도 해가 된다. “요즘 피부병은 몸 자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기 보다 지나친 피부관리에서 비롯된 것이 더 많아요. 피부는 열심히 사랑하고 부지런히 보살펴주되 때론 적당히 모른 척해야 스스로 자립할 수 있어요. 너무 집착할 바에야 차라리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낫습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