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방한했을 때 그에게 “27년간이라는 긴 감옥생활을 어떻게 참을 수 있었으냐”고 물었더니 만델라전 대통령은 “토요일마다 맥주가 나왔는데 그걸 기다리면서 지냈다”고 말했다는 것.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비서를 시켜 혹시 남아공에서 파는 맥주가 있으면 가져오라고 해서 주었더니 만델라 전 대통령은 “바로 이맛”이라며 눈물을 글썽이며 마셨다는 것.
김 전 대통령은 또 “미얀마의 재야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에게도 매년 말 안부를 묻는 카드를 보냈으며 지금도 보내고 있다”고 소개하고 “그런데도 한번도 답장을 받아본 적이 없어, 아마도 군사정권이 (내 편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방한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전 구토 증상을 보여 “회담을 내일로 연기해 짧게 하자”고 제안하자 미테랑 전 대통령은 “걱정 말라”며 회담에 임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내 앞에서 약을 꺼내 마신 정상은 미테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