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화제의 당선자]'옷로비' 명예회복 박주선후보

  • 입력 2000년 4월 14일 03시 41분


“여론에 떼밀려 구속됐을 때 지역민의 성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이젠 고향을 위해 발벗고 뛰어야죠.”

13일 밤 전남 화순군 화순읍 무소속 박주선(朴柱宣·50)당선자 사무실.

‘옷 로비 사건’의 유탄에 맞아 한때 구속까지 됐던 박당선자는 민주당 한영애(韓英愛)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파묻혔다.

‘정치 논리에 희생된 이상 정치 논리로 풀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으로 나선 그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며 ‘당선’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사시 16회에 수석 합격한 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칠 때만 해도 그의 출세 가도에는 걸림돌이 없어 보였다. 대형 사건을 잇따라 처리하면서 ‘특수 수사통’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그러나 그는 현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결국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장본인’으로 몰려 지난해 12월 30일 구속됐고 1월 24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면회온 검찰 선배가 ‘큰 일을 할 사람에게는 하늘이 시련을 내린다’며 용기를 주시더군요. 고향 주민들이 벌인 구명 운동도 큰 힘이 됐습니다.”

박당선자는 “동서 화합을 이루고 통일 한국의 미래를 여는 큰 정치를 해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화순〓정승호·박윤철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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