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人은 시신기증… 유족은 장학금 1억원 기탁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생전에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고인의 뜻을 받들었을 뿐입니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의대실습용으로 제공했던 고 노명필(盧銘弼·99년 10월 작고)씨의 유족이 빠듯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1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노씨의 부인 황대화(黃大和·65·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씨는 22일 부산진구 부전동 한국음식업중앙회 부산진구지부 사무실을 방문,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기금으로 1억원을 기탁했다.

노씨는 72년부터 23년간 한국음식업중앙회 부산진구지부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불우한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 국무총리표창 등 각종 표창을 받았다. 그는 또 생전에 132차례나 헌혈을 했으며 시신을 의학연구용으로 기증할 것을 유언하기도 했다.

부인 황씨는 “이번에 기탁한 장학금에는 ‘항상 남을 위해 살라’고 말씀하신 그 분의 뜻이 담겨 있다”며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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