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일장기말소사건〓그 얘기는 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싱가포르에서 처음 들었다. 조선인 인삼장수가 나에게 귀띔을 해준 것이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고 나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다음 행선지인 중국 상하이에 갔더니 동포들이 그 전후과정을 소상히 말해줬다. 사실 그 사건의 주인공인 동아일보 이길용기자는 베를린올림픽 국내예선전 개막 직전인 1935년 8월에 만난 적이 있었다. 이기자가 나와 남승룡, 유장춘을 만난 자리에서 나와 남승룡은 마라톤에 나가고 유장춘은 주특기인 5000m 1만m에만 전념하라고 했던 것이다. 당시 마라톤에 관심이 많았던 유장춘에게 셋이 모두 마라톤에 나가면 같은 민족끼리 다툼을 벌일 수 있다며 말렸다. 유장춘은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의 할아버지다.
▽베를린올림픽 기록영화 중 일부는 다음날 다시 찍은 것〓베를린올림픽기록영화 ‘민족의 제전’ 중 마라톤 장면 일부는 다시 찍은 것이다. 골인장면은 사실이지만 ‘달리다가 땀 닦는 장면’은 경기 다음날 다시 찍었다. 그래서 35㎞에서 40㎞전후의 장면은 나중에 연출한 장면이 많이 들어 간 것 같다. 비록 연출이지만 무려 10㎞정도나 뛰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몇번이나 땀 닦는 모습을 연출하라고 해서 혼났다.
〈정리〓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