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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8일 2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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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국걸스카우트연맹 강당에서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아나기)’ 창립총회를 가진 아줌마 200여명의 다짐이다. 이들은 “아줌마는 수다와 무식, 몰염치와 이기주의의 대명사로 통한다”며 “이런 왜곡된 관념을 바로잡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주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아나기’는 참여연대 문화국장 출신의 김용숙(金用淑·47)씨가 8월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책을 내면서 태동했다. 김씨의 뜻에 공감하는 주부독자들이 몰려들었고 자연스럽게 ‘아줌마 모임’이 이뤄진 것.
이들의 ‘신(新)아줌마’운동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가 났을 때 뛰어가서 앉지 않기, 백화점 셔틀버스에서 어린이 자기 무릎에 앉히기, 경조사에 1만원만 가지고 가기 등 작은 예절 지키기 및 허례허식 버리기 운동부터 시작된다.
사회의 구석구석을 살펴 불편함이나 부당함을 느낀 대로 적어 민원창구에 접수시키는 ‘민원서류 쓰기 운동’이 다음 단계고 민박사업 등 주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다. 여성의 지위향상, 정치적 참여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기존 여성단체나 페미니스트 집단과의 차이.
김씨는 “아줌마의 시민운동은 남편과 자녀들의 참여까지 유도할 수 있어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아줌마들은 이같은 운동을 통해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사회의 진정한 ‘살림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