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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30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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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동아일보사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써달라며 5백만원을 보내온 황호선(黃鎬善·42)씨. 그는 경기 일산 주엽역 근처에서 아내와 함께 호떡을 만들어 파는 ‘호떡 장수’다.4년 전 리어카 한 대로 호떡 장사를 시작한 황씨는 올들어 4월부터 호떡 체인점을 모집했다. 자신의 리어카가 바로 ‘황가네호떡 본점’.
황가네호떡은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실직자가 늘면서 8개월만에 가맹점수가 2백70여개로 늘어나는 대성공을 거뒀다. 호떡 반죽을 가맹점에 공급해주는 지역총판만 해도 26개나 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참으로 힘겨웠던 1998년. 연말을 맞아 황씨는 각 체인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싶은 만큼 보내달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다들 호떡 장사를 새로 시작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였지만 더 딱한 사람들을 돕자는 황씨의 뜻에 고개를 끄덕였다. 3천원에서 5만원까지 조금씩 정성이 모였다. 모자라는 금액은 황씨가 보태 5백만원을 만들었다.
번 돈을 좋은 일에 써야 한다는 것은 황씨의 오랜 지론. 황씨 자신도 남몰래 매달 주변 고아원과 양로원에 10여만원씩을 보내고 있다.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남을 돕고 나면 가슴이 뿌듯하거든요. 좋은 일을 하고 나서 느끼는 기분은 안해본 사람은 잘 모릅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