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수의사」…안양서 가축병원 김종국씨

  • 입력 1998년 12월 20일 19시 59분


‘진료비는 불우이웃 돕기함에 넣으세요.’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의 ‘김종국 가축병원’에서는 진료비를 청구하지 않는다. 진료비 대신 내고 싶은 만큼을 ‘불우이웃 돕기함’에 넣으면 된다. 한푼도 안내도 그만이다. 수의사 김종국(金鍾國·49)씨는 여기에 담긴 돈 전액을 매년 연말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놓고 있다. 벌써 4년째다.

“제가 배운 지식을 통해 번 것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베풀며 살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기쁨 아니겠어요.”

자신을 돌봐 주거나 신경 써주는 사람 하나 없었던 각박한 세상살이를 일찌감치 경험한 김씨. 그는 받지는 못했지만 ‘주면서 살기’로 결심했다.

충북 음성군 ‘꽃동네’, 선천성 기형아 보호시설인 안양시 ‘요한의 집’ 등에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소년소녀가장과 무의탁 노인에게는 이름을 알리지 않고 매달 생활비를 보내고 있다.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개업한 동물병원에서 나오는 수익을 7년간 차곡차곡 모아 현재 병원이 든 5층 건물을 마련했다. 현재 동물병원 운영비와 생활비는 이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충당하고 있다.

〈안양〓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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