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화제 합격자]최고령 진임주씨-고입수석 남애주

  • 입력 1998년 5월 3일 19시 56분


16세 소녀가장과 68세의 할머니가 지날달 실시된 고입검정고시와 대입검정고시에서 각각 수석과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고입검정고시의 수석합격자는 병든 어머니(39)를 돌보고 동생의 학비까지 마련하면서도 향학열을 불태운 소녀가장 남애화(南愛花·16)양.

남양은 96년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는 바람에 학업을 포기하고 신문배달 식당일 등을 했다.

남양은 97년 9월 수도학원에 입학해 장학금을 받으면서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희망을 얻게 됐다.

파출부로 일하던 어머니가 병들어 누웠어도 남양은 도서관에서 잠을 자며 진학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고입 검정고시에서 1백점 만점에 97.5점을 받아 수석을 차지한 남양은 “앞으로 법학을 공부해 주위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입검정고시에서 최고령합격자가 된 진임주(秦任珠·68)씨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검정고시에서 각각 세번씩 도전한 만학도.

진씨는 95년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두 번의 낙방 끝에 96년 최고령으로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진씨는 대입검정고시에서도 두 번을 낙방한 뒤 최고령으로 합격하는 영광을 얻은 것.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던 진씨는 일제시대 집안의 반대로 중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90년 초 슬하의 4남매가 모두 성장하자 진씨는 그동안 접어두었던 만학의 꿈을 불태워 아홉 번의 도전으로 대학에 들어갈 자격을 얻었다.

진씨는 “대학에서 일문학을 전공해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좌절하지 않으면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진씨가 재수생과 실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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