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시장 누구?]경제학자서 행정가… 다시 정치인으로

  • 입력 1997년 8월 20일 19시 47분


20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趙淳(조순)서울시장은 아직까지도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경제학자 조순」의 이미지가 강하다. 서울대 교수시절 쓴 「경제원론」은 경제학의 베스트셀러며 그가 우리 경제학에 미친 영향은 대단하다는 평이다. 강릉 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작은 아버지가 판사로 일하던 평양으로 가 평양중학교를 다니다가 경기중학에 편입했다. 경기중학 시절 독서회에 가입해 사회주의 서적을 탐독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훗날 그는 「이념문제」로 논란을 사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 상과대 전문부를 졸업한 후 강릉농고 영어교사를 잠시 지내다 6.25때 육군 통역장교를 거쳐 육사 영어교수가 됐다. 이어 57년 미국유학을 떠난 그는 10년만에 귀국, 만 40세에 서울대 상대교수가 됐다. 그가 강단을 떠난 것은 盧泰愚(노태우)대통령 시절인 88년말 경제부총리를 맡으면서. 그는 이미 80년 全斗煥(전두환)국보위상임위원장으로부터 끈질긴 입각제의를 받았으나 정통성을 문제삼아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하면서 「경제안정론」을 고수하다 정부 여당과 잦은 마찰을 빚어 도중하차했다. 정부에 있을 때 특히 금융실명제와 토지공개념을 지지하고 이를 도입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94년초 金大中(김대중)씨의 권유로 아태재단 자문위원을 맡은 그는 95년 6.27지방선거에서 김대중씨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초대 민선서울시장에 당선했다. 경제학자와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2년여의 서울시장 재임기간중 그는 「서울 포청천」 「산신령」이라는 이미지로 도덕성과 청렴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행정능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진력이 부족하고 공무원들을 제대로 부릴 만큼 치밀하거나 조직적이지 못해 「무능하다」는 평이 뒤따라 다녔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소신파」라는 평가와 현실을 모르는 「책상물림」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조시장. 이제 그는 「대선주자 조순」으로서 현실정치의 시험을 거쳐야 할 차례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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