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모교학생들 서울나들이 시켜주는 조원희씨

  • 입력 1997년 5월 22일 09시 07분


경북 문경시 가은읍 전곡리 출신인 趙元熙(조원희·37·서울 엘코디자인 대표)씨는 요즘 들떠 있다.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간 모교인 문양초등학교 3∼6학년 학생 28명에게 서울나들이를 시켜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지난해에도 이 학교 학생 28명을 초청, 국회의사당 과천대공원 경복궁 덕수궁 등 서울구경을 시켜줬다. 조씨는 서울나들이를 하면서 뛸듯이 좋아하던 고향 어린이들의 얼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조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따라가지 못했다. 어린 마음에 상처가 컸지만 그는 그때 다짐을 했다. 『내가 커서 돈을 모으면 나같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도와줘야겠다』 그 다짐이 작년에 처음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조씨의 고향돕기는 이 뿐이 아니다. 95년 고향마을인 전곡2리 마을회관 건립비로 1백50만원을 내놓았고 모교와 마을회관에 2천2백권의 도서를 기증하기도 했다. 모교 운동회와 마을 민속놀이대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대회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조씨의 걱정은 단 한가지. 조씨가 다닐 때만 해도 전교생이 1천여명이 넘던 문양초등학교가 이제는 전교생 35명의 초미니학교로 변한 것. 조씨는 『고향 어린이들의 서울나들이를 해마다 계속 시켜줄 수 있게 모교가 폐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수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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