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5월 9일 종료하는 대신에 잔금 치를 시간을 최대 6개월 더 주는 방안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올해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4년 전 윤석열 정부에서 결정됐다. 세금 부담을 덜어줘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려는 취지였다. 이후 세 차례 연장됐지만 기대만큼 매물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 집값은 다시 뛰었다. 되풀이된 과세 유예로 비정상이 정상처럼 굳어진 것이다. 시장 혼란을 막으려면 다주택자 과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부터 제거해야 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22년간 부동산 시장 부침에 따라 냉·온탕을 오갔다. 2004년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예됐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2014년에 폐지됐다. 당시 풀린 돈과 대출이 부동산 시장을 다시 밀어 올리자, 2017년 부활했다. 이를 2022년 유예한 게 지금까지 왔다. 이러니 시장에서 “이번에도 연장될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5월 9일 종료 방침을 밝혔다. 야당에서는 “청와대 다주택자 참모들부터 집을 팔라”면서 반발했다. 모든 세금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 과세 유예와 연장 같은 땜질 정책을 반복하면 시장 혼란이 가중된다. 과세 시행까지 3개월 정도 남은 만큼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는 다주택자에겐 매도 기회를 주고, “안 팔고 버티겠다”는 집주인에겐 예정대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세제 원칙에 부합한다.
다만,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강남 3구 외에도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이 많다.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실입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있는 집은 매도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부가 5월 9일까지 계약 건에 대해 상황에 따라 3, 6개월 등의 매도 여유를 주기로 한 것은 퇴로를 열어 매물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세 원칙을 지키면서 시장 부작용은 계속 살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옹호 주장에 대해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에는 악마도 천사도 없다. 다주택자를 악마화할 필요도 없고, 보호받아야 할 주거취약층처럼 대할 필요도 없다. 원칙대로 과세하고 문제가 있으면 입법을 통해 바꾸는 게 정석이다.
다주택자 과세가 지금처럼 기형적으로 유예된 것은 여야가 그간 세법 개정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득세법에 양도세 중과 규정을 놔두고 시행령으로 과세만 유예한 것이다. 7월 내놓을 세법 개정안에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방안이 담겨야 한다. 정부 개입이 시장을 오히려 왜곡시키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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