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취업자 100만 돌파… 20년 묵은 고용정책 틀 바꿀 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7일 23시 24분


송준행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이민자 체류실태와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송준행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이민자 체류실태와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이 101만 명으로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 3개월 넘게 체류한 상주 외국인(15세 이상)도 156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9.1%가 늘어나 역대 최고치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비전문취업(E-9) 비자 인력 쿼터를 대폭 늘린 영향이다.

이들 대부분은 임금 근로자로 그 절반가량이 월평균 임금 200만∼300만 원을 받고 있다. 주로 광·제조업이나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에 종사한다. 내국인이 떠난 저임금·비숙련 일자리를 외국인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단순 기능인력에 고용이 집중되면서 올해 비전문취업 인력이 30만3000명으로 전문취업 인력의 약 5배에 달한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려면 외국인 근로자 등의 이민 확대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민 정책은 장기적인 밑그림 없이 20년 전 도입된 고용허가제 틀 안에서 일자리 부족을 땜질하는 데 급급하다. 앞으로 전문직 등 숙련 노동시장도 인력난에 시달릴 것이다. 글로벌 인재 확보 전쟁 속에서 외국 인재들이 한국을 선택하도록 이민 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외국 인재들과 숙련 근로자들의 장기적인 체류를 유도할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이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단순 노동력으로만 보고 정책을 펼치다간 사회 갈등의 씨앗만 키우게 될 것이다.
#외국인#취업자#100만 돌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