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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美日 ‘경제안보’ 밀착하는데 北中 눈치만 보는 韓

입력 2022-01-24 00:00업데이트 2022-01-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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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21일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2+2’로 불리는 장관급 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기존 2+2회의 외에 미국에선 국무장관과 상무장관, 일본에선 외상과 경제산업상이 각각 참여하는 새로운 2+2회의를 열겠다는 것이다. 경제 협력을 강화해 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관급 ‘외교+경제’ 회의 신설은 안보의 개념이 기존의 전통적인 군사, 외교에서 경제 쪽으로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같은 전략물자의 공급은 물론 첨단기술 관리를 아우르는 ‘경제안보’가 동맹 외교의 새로운 핵심 축이 된 것이다. 미국은 국무부 내부 조직 개편과 전문인력 확충으로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안보담당실을 신설하며 미일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로 공동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협력은 미중 간 신냉전 기류의 강화와 함께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이미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 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격렬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도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함께 각종 관세, 수입제한 조치로 맞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구축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중국 포위망을 더욱 좁혀갈 기세다.

이처럼 경제안보 차원의 동맹 간 협력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데도 막상 한국은 중국을 의식한 듯 IPEF나 ‘5G 클린 네트워크’ 동참 논의 등에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도 사뭇 다르다. 미일이 공동성명을 내고 한목소리로 이를 규탄했지만 한국은 침묵했다. 물론 한국의 지정학적, 경제적 상황이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과 다르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최대 교역국 중국과의 조화로운 외교가 필요하고, 북핵 해결에도 중국의 협조는 절실하다. 그렇다고 이렇게 뒷짐만 지고 있다가 급속히 재편되는 국제 경제안보의 큰 판 위에 한국이 설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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