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위험성 높은 전자발찌 대상자, ‘자택 구금’ 도입 필요”[인사이드&인사이트/김지선]

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2021-09-08 03:00수정 2021-09-08 12:0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3년된 전자감독제도 개선할때
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전자감독 대상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전후로 여성 두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자감독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사건 발생 후 법무부는 제도 개선 방안을 2차례에 걸쳐 제시했다. 대책들은 유사 사건의 재발과 동일한 실수 방지를 위해 의미가 있지만 올해로 도입 13년차를 맞는 전자감독 제도의 전반적인 운용 실태를 ‘고위험 범죄자 관리 대책’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 재범 억제 효과는 달성했지만…
전자감독 제도는 2005년 이중처벌 논란으로 보호감호 제도가 폐지된 이후 교도소에서 출소한 고위험 강력범죄자를 관리하는 제도로 2008년 도입됐다. 전자감독은 성폭력 범죄(2008년), 미성년자 유괴 범죄(2009년), 살인 범죄(2010년), 강도 범죄(2014년)로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됐다. 수용시설이 가종료된 정신질환 범죄자와 폐지되기 전 가출소된 보호감호 집행 대상자까지 모두 적용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고위험 범죄자를 관리하는 대표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전자발찌 부착 기간 중 재범률은 지난 13년간 최저 0%에서 최고 2.0%로 매우 낮다.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률은 이보다 약간 높은 최저 0%에서 최고 2.5%이다. 2018년 기준 보호관찰 성폭력범의 보호관찰 기간 중 재범률이 11.9%, 교도소를 출소한 성폭력범이 재범을 저질러 3년 이내에 다시 교도소에 입소하는 비율이 18.2%라는 점과 비교해볼 때 재범 억제 효과가 인정되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제도 도입 목표는 달성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3년간 전자감독 제도의 외형적인 확장과 우수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향후 이 같은 성과가 계속 유지될 수 있으리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전자감독 전담 인력 확충이 가장 큰 과제다. 인력 확충은 전자감독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다. 2008년 48명의 신규 인력이 충원됐고, 이후 7차례에 걸쳐 총 306명이 충원됐다. 하지만 늘 충원 인력보다 대상자의 수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기사
○ 적정 인원 초과로 신속 대응 어려워


전자감독 전담 직원 1인당 적정 대상 인원은 10명 정도이지만 2020년 7월 현재 17.3명으로 이미 적정 대상 인원을 초과했다. 게다가 이 수치는 2019년 일대일 전자감독이 실시되면서 그 대상자가 늘어날수록 일반 전자감독 직원이 관리해야 할 인원이 늘어난다는 점과 권역별로 배치되는 특별사법경찰관을 전담 인력에서 제외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 고려 없이 당해 연도 실시 사건을 전담 인원수로 단순히 나눈 수치다. 따라서 실제 전담 직원 1인이 담당해야 할 대상자는 더 많을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소규모 보호관찰기관의 경우 전담 인력 부족으로 전자감독 직원이 일반 보호관찰 업무를 겸임하고 있어 전자감독 업무뿐만 아니라 일반 보호관찰 업무의 부실화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담 직원들이 겪는 대표적인 애로사항은 증가된 업무량, 잦은 야간 출동 업무로 인한 피로도, 야간 출동 시 느끼게 되는 신체적 피해에 대한 두려움, 경보가 울렸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법적인 책임을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다. 이에 따라 보호관찰 직원들은 전자감독 업무를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며, 다른 업무에 비해 경험과 숙련도를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별수 없이 신규 직원을 전자감독 업무에 투입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전담 인력의 확충과 더불어 전담 직원 간 합리적인 업무 분담과 범죄예방팀의 근무체계 조정도 필요하다.

○ 감시만이 능사 아냐… 치료 등 병행돼야

인력 충원과 함께 전자감독 운영에 있어 ‘감시’와 ‘치료’ 간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재범이나 전자발찌 훼손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이를 전자감독 자체의 실패로 간주하거나 무용성 논란을 제기했다. 이는 일반인의 공포를 악화시켜 더욱 강력한 처벌 요구로 이어졌다. 법무부와 입법부는 대상자에 대한 감시 및 통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개선안으로 화답했다. 부착 기간 연장(5년→10년→최장 30년), 준수사항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성폭력범에 대한 외출 제한 및 피해자 접근 금지의 필요적 부과, 고위험 아동·청소년 성폭력범에 대한 일대일 전자감독 실시, 착용자의 편의성보다는 훼손 가능성을 고려한 지속적인 견고성 강화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고위험 범죄자의 특성을 감안해볼 때 강화된 감시와 통제를 통해 의도적으로 생활 방식과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다만 과도한 외적·상황적 통제나 강화된 처벌은 오히려 제재 방식과 절차에 대한 대상자의 분노와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전자감독의 목표가 대상자의 범죄로부터의 단절이라는 점을 고려해 준수사항 위반에 대한 신속하고 엄격한 대응이 곧 형사처벌로 귀결되지 않도록 위반 정도와 횟수에 비례적인 개별 맞춤형의 접근이 필요하다.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감독이 성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의무적인 치료 요건이었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무적 치료에는 성폭력 범죄자의 문제 상황에 따라 약물남용 치료, 성범죄 치료, 분노 관리, 정신건강 상담 등이 포함되며, 전담 직원과 치료 프로그램 제공자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력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자감독 대상자 및 운영 방식 개선 필요


이와 함께 현재의 위치추적 전자감독이 ‘모든’ 고위험 범죄자에게 효과적인 재범 억제 대책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위험 특성과 정도를 고려한 고위험 범죄자 관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신질환, 낮은 지능 수준이나 음주 문제 등으로 인한 비효과적인 문제 해결 능력 등의 특성을 갖는 범죄자는 위치추적 전자감독에 적합하지 않으며, 치료에 중점을 둔 다른 재범 억제 대책을 고려해야 한다.

대상자의 특성과 위험 수준에서의 변화를 고려해 다양한 방식의 전자감독 제도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장 비용이 비싸고 감시의 정도가 강한 실시간으로 수신이 이루어지는 계속적(active) 방식의 위치추적 전자감독을 활용하고 있으나, 대상자의 위험 수준의 변화를 고려해 계속적(active)-혼합적(hybrid)-수동적(passive) 방식을 순차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전자감독 방식인 자택구금(home detention)을 도입해 재범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거나 중대 준수사항을 상습적으로 위반한 대상자에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자택구금도 대상자의 위험 수준에 따라 24시간 자택에 머무르는 자택감금(home confinement)에서 8∼10시간의 외출 제한을 규정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자발찌#전자감독제도 개선#자택 구금 도입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