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위안부 배상책임” 판결… 한일 양국 외교로 해법 찾아라

동아일보 입력 2021-01-09 00:00수정 2021-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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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어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본 정부는 원고들에게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일본 정부는 ‘한 국가의 법원은 다른 국가에 대한 소송에 재판권이 없다’는 취지의 국제관습법인 주권면제론을 주장했지만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범죄 행위로서 주권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에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안부 합의 이후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등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한국 법원이 피해자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한일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판결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 내 일본 정부 자산에 대해 압류 등 조치를 취할 경우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징용 판결보다 훨씬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일 간에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일본 정부가 먼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꿔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며 한국에 공을 떠넘기고 있다. 가해자인 일본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양국 관계 개선을 어렵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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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도 법원의 판결에만 기대지 말고 능동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강제 징용 문제도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안보와 경제 등 측면에서 협력이 불가피한 이웃 나라다. 동맹관계 복원을 천명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대중, 대북 정책 등을 놓고 한미일 3각 공조 체제를 더욱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사 문제를 넘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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