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의 누드를 보고 있기에, 발로통의 그림을 보는 관객은 벗은 여성을 보는 동시에 벗은 여성을 보는 이를 보아야 한다. 이는 벗은 여성과 관람자의 일대일 대면을 방해한다. 온전한 관음을 방해한다. 자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흑인 여성을 의식함을 통해서, 관람자는 자신의 본다는 행위를 질문하게 된다. 발로통의 그림에 윤리의 빛이 깃든다면 바로 이 지점에서이다. 이 사회가 언젠가 더러운 잠에서 마침내 완전히 깨어날 수 있다면, 서로를 더럽히는 복수의 축제를 통해서라기보다는, 아마 이러한 윤리의 빛을 통해서일 것이다.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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